억수로 비 온다! My Reflections

비가 참 억수로 옵니다. 경상도 사투리인 '억수로'라는 말을 아시나요?
표준어로 고친다면 '아주 많이' 쯤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 비가 많이 오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괜히 비오는 거리에 그냥 우산없이 서 보기도 하고, 비를 맞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하고 고민도 했습니다.
무협영화를 보면 참 잘 피하잖아요. 상대방이 날린 장풍을 공중제비로 피하고 손가락에서 나오는 지풍을 순식간에 이리저리 피하고...
매트릭스를 보면 총알도 피합니다. 흠... 어릴 적에는 이 모든게 가능했습니다. 어디서 가능했을까?

상상력 속에서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 어릴 적에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빗속을 피해다니는 무협물의 주인공을 꿈꾸며, 영웅본색에서 총알을 피해다니는 주인공을 따라 상상력 속에서는 나도 피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그런 류의 비현실적인 것을 보면 오히려 악평을 하곤 합니다. 마음 속에서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금을 그어 버리는 거죠. 나의 한계를 미리 금 긋는다? 이미 나도 기성 세대가 되어 버린걸까?
어릴 적에는 기성 세대가 되어 가길 거부했는데 지금은 다시 어릴 적으로 돌아갈 수 없을 듯합니다. 20대의 막판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걸까요?

스케줄상에 체크된 일만 하기에는 어릴 적에 넘 많은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 누구 보다 훌륭하자고... 열심히 놀아서 누구보다 인기있으리라고...

비가 오면 이런 상념을 하네요. 그래도 가끔 이런 고민을 해볼 수 있다는거는 아직 가능성이 남아서라고 믿습니다. 남아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오늘도 금을 지워버리고 한계를 부수기 위해 삽질합니다.


비와 비 사이의 공간을 확인하며 그 사이 속에서 존재하는 나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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